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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세기 식-보이

여기에 수록된 글은 오래전 틈틈이 썼던 이야기를 시간을 두고 새롭게 다듬은 것이다. 이제 와서 손을 대려니 난감한 부분이 많지만, 풋풋하고 미흡한 대로 진심을 담아 썼었기에, 나름 완결된 형태로 마무리하고 싶었다. 지금의 나는, 어떤 식으로든 그때의 ‘너’에게 제대로 된 작별을 고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글의 배경은 이제 막 세기가 바뀌었던 무렵이다. 등장인물은 원래 각기 이름이 있었을지언정 하나의 흐름으로 다듬으며, 주로 ‘나’와 ‘너’ 그리고 ‘형’으로 추렸다. 그 결과, 복학을 망설이는 나와 좌절을 극복하는 너의 이야기(안전요원), 집착적인 편지광으로 작가를 꿈꿨던 나의 이야기(너에게 쓰는 밤에), 한 번도 만나지 못한 형과 나의 이별 이야기(보험 형), 세기말 학번으로 새로운 세기에 복학해야 하는 나..
여기에 수록된 글은 오래전 틈틈이 썼던 이야기를 시간을 두고 새롭게 다듬은 것이다. 이제 와서 손을 대려니 난감한 부분이 많지만, 풋풋하고 미흡한 대로 진심을 담아 썼었기에, 나름 완결된 형태로 마무리하고 싶었다. 지금의 나는, 어떤 식으로든 그때의 ‘너’에게 제대로 된 작별을 고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글의 배경은 이제 막 세기가 바뀌었던 무렵이다. 등장인물은 원래 각기 이름이 있었을지언정 하나의 흐름으로 다듬으며, 주로 ‘나’와 ‘너’ 그리고 ‘형’으로 추렸다. 그 결과, 복학을 망설이는 나와 좌절을 극복하는 너의 이야기(안전요원), 집착적인 편지광으로 작가를 꿈꿨던 나의 이야기(너에게 쓰는 밤에), 한 번도 만나지 못한 형과 나의 이별 이야기(보험 형), 세기말 학번으로 새로운 세기에 복학해야 하는 나의 이야기(복학병자), 하나라고 믿고 싶은 두 명의 너와 만난 이야기(너와 너)가 되었다.
물론 실제로 경험한 일만은 아니다. 여러 가지 물감을 섞어 하나로 조색하듯 하나의 인물 안에 여러 사람의 이미지를 반영했고, 실제 일어나지 않은 상상 속의 사건을 가미했다. 실제의 나는, 가벼운 신경증과 더불어 다소 싱거운 학창 시절을 보냈고, 좀 더 납득할 만한 사람들과 어울렸다(고 밝혀두고 싶다).
그래도 전철을 타고 아무 곳에나 내려 무작정 걸었던 것은 사실이고, ‘너’라는 대상이 그 시절 나에게 누구보다 소중했던 존재임은 틀림없다. 그때의 감정은 이 글에 솔직히 담겼다고 말할 수 있다.
분명 그때의 나는, ‘너’라면 다른 모든 것을 제쳐 두고, 어디든 찾아갈 수 있었다.
지금도 어디선가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인문 분야의 저자로 <인도엔 인도가 없다>, <인도는 다르다>, <인도는 이야기다>, <인도와 사람> 등 인도 관련 서적을 썼고, <씨네21> 등에서 자유 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유로운 글쓰기를 위해 출판사 <이모쳐>를 직접 운영하며, <일일일식주의 미국기행>, <오늘은 쉼표> 등 에세이집을 펴냈고,
기형이라는 필명으로 소설 <오징어잡이 배의 별빛>, <당신은 그곳으로 간다>, <거울 속에 잠들다> 등을 발표했다.
본격적인 글쓰기는 올해로 십 년이 되었고, <이십 세기 식-보이>는 글쓰기를 꿈꾸던 저자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는 열번 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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